슈퍼리치 '자산 증식' 수단으로 뜨는 고가 예술품 [김동욱의 하이컬처]

입력 2022-03-18 11:37   수정 2022-03-18 12:06


2020년 현재 전 세계 슈퍼리치들은 예술품과 골동품, 빈티지 제품과 와인 등의 자산을 1조4810억달러(약 1788조9000억원)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들 슈퍼리치의 예술품 자산은 2025년까지 1조8820억달러(약 2274조58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입니다. 여기서 슈퍼리치는 자산규모 5000만달러(약 600억원) 이상을 소유한 사람을 말합니다.


상상도 가지 않는 엄청남 금액인데요. 슈퍼리치들이 예술품을 점점 더 자산 증식이 가능한 투자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독일 경제 일간 한델스블라트에 따르면 글로벌 회계업체 딜로이트는 최근 'Deloitte Art & Finance Report 2021'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자산으로서 예술품의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을 짚었습니다.


딜로이트의 'Deloitte Art & Finance Report'는 영국 런던의 예술품 시장 분석업체 아트택틱(ArtTactik)과 공동으로 격년으로 발행합니다. 보고서는 10년 단위로 예술품 시장 트렌드를 요약하고, 매년 첫 6개월 동안의 매출을 비교하는 형식으로 작성됩니다. 주로 소더비와 크리스티, 필립스 등 글로벌 경매업체의 데이터를 참고한다고 합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급격히 위축됐던 예술품 시장은 최근 2년간 급격한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는 2021년 상반기에 총 59억달러(약 7조1449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는 2020년 상반기 대비 230%나 급증한 것입니다.

이 같은 예술품 수요 증가는 비금융 자산에 대한 '신~뢰'가 커진 게 한몫했습니다. 예술품 거래 전문가 182명, 컬렉터 115명, 은행 관계자 59명 등 총 388명을 대상으로 한 딜로이트의 설문조사에서 2021년에는 2019~2020년보다 자산 다각화를 위한 수단으로 예술품을 바라보는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고 합니다. 설문 응답자의 85%가 자산 다각화의 수단으로 예술품을 평가한다고 답했는데 이는 이전 설문보다 32%포인트나 높아진 수치입니다.

여기에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암호화폐, NFT(대체불가토큰) 같은 신기술이 기존 예술 시장과 자산 관리 사이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예술투자 트렌드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NFT를 통한 디지털 아트의 수익화가 가능해진 것이 예술품 시장을 바라보는 슈퍼리치의 시각을 크게 바꿨다는 평가입니다. NFT 시장 활성화로 재력을 겸비하고 온라인 기술에 능한 새로운 예술품 구매 집단이 생겨났다는 설명입니다.

368만달러(약 44억원)가 넘는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파블로 피카소의 'Filette au beret(베레모를 쓴 소녀)'라는 작품은 스위스 투자회사 아르테문디와 디지털 자산은행 시그넘이 NFT화해 부분 소유권을 판매했습니다.

전통적인 자산관리를 중시하는 전문가들도 예술품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UBS의 패밀리 리포트에 따르면 UBS 패밀리 오피스는 2020년 이전에는 전체 자산의 3%가량을 예술품 수집에 할당했지만, 팬데믹 이후에는 그 비중이 5% 이상으로 높아졌습니다.

다만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의 3대 경매사 거래에서 뉴욕이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브렉시트 이후에는 홍콩이 런던을 추월해 2위를 차지하는 등 적잖은 변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코로나19 확산과 NFT 등 신기술의 발전은 예술품 딜러와 경매인, 미술 컨설턴트가 점점 더 금융시장과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이는 고가 예술품 시장의 확대로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예술품이 점점 더 감상으로서 가치보다는 투자 대상으로 매력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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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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